[2021.05.06] [기획연재]⑥ "동남권 산업, AI와 연계해 책임지겠다" ...UNIST 노삼혁 AI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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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컴퓨터학회(ACM) 석학회원으로 선정된 UNIST 노삼혁 교수. ACM은 회원 10만여명 중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둔 상위 1% 이내 회원만을 석학회원으로 추대한다. 이같은 연구성과와 업적은 아마도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그만의 특성에서 기인했을지 모를 일이다.
노교수는 2020년 4월 UNIST 인공지능대학원 설립부터 지금까지 대학원장을 맡아 동남권의 '산업 AI' 교육을 이끄는 수장으로 활동중이다. 석ㆍ박사생 50명이 AI대학원에서 연구 중이며 이번 가을학기 30명 안팎의 신입생을 새로 맞이할 예정이다.
올해 서울대ㆍ중앙대 수도권 국사립 대학 두 곳이 새로 국책(정부예산지원) 인공지능대학원에 합류했다. 이로써, 수도권 6개대(고대ㆍ성대ㆍ연대ㆍ한대 포함)와 비수도권 4개대(KAISTㆍGISTㆍ포항공대 포함) 구도가 된 셈이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비수도권은 사회간접자본 부족에 시달린다. UNIST도 예외는 아닐 듯해서, AI타임스는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과학기술원(IST) 계열인 UNIST는 국립대로 입학금과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이 외에도 학연장려금으로 석사생에게 월 80만 원, 박사생에게 월 110만원을 지급한다. 그리고 UNIST 일반 대학원 재학생 모두에게 학업장려금 형태로 석사생에게 월 24만원, 박사생에게 월 39.5만원을 지원한다.
김박사 넷에 따르면 입시와 연구실에 대한 세평은 이러하다.
-기본적인 컴퓨터 지식, 하나를 꼽자면 파이썬을 미리 공부할 것
-정원보다 적게 합격자를 뽑는 것으로 보아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니다(자격이 안되면 정원이 미달일 경우에도 탈락한다)
-전반적으로 젊고 꼼꼼하신 교수진
노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현재 대학원 상황에 대해 "학부 신입생에게 타격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대학원은 비교적 타격이 없는 편. 대신 석ㆍ박사생ㆍ교수들 간 화합의 장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라고 말했다.
국립 과학기술원으로서 UNIST 존재 이유와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을 언급하며 노 원장의 고심이 깊어 보였다. 하지만 부울경 산업 권역과 대외협력을 통한 산학 연구활동, 그리고 잠재력 있는 학생 교육 철학은 확고했다.
UNIST 인공지능 대학원이 이제 만 1년이 되었기 때문에 뚜렷한 성과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인공지능이 유망 분야인 만큼 경쟁률은 3대 1 정도로 지원자는 많습니다. 저는 학생을 뽑을 때 잠재력을 먼저 봅니다. 어차피 잘 하는 사람은 늘 잘합니다.
연구 성과가 당장 나오지 않을 수 있겠지만 교수는 학생의 숨은 능력을 발굴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교육 철학이자 미션입니다.
인공지능 대학원 시작 당시 커리큘럼 구성부터 교원ㆍ학생 모집 등을 미리 준비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10명도 안되는 학생들과 첫 학기를 보내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대에 인공지능 대학원이 없어 타대 진학을 생각하던 학생들이 자대 진학을 원하는 비율 또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마지막 인공지능 대학원 두 곳 선정이 확정된 지금, 진짜 경쟁이 시작했다고 볼 수 있죠.
수도권보다 대학 수가 적다 보니 산학연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죠. UNIST 인공지능 대학원은 인공지능을 연계해 동남권 기업들을 책임지는 것을 필두로 관련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이노베이션파크가 출범해 UNIST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노베이션파크가 산학연 프로그램 편성을 책임져준 덕에 교수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줬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교수와 석ㆍ박사생들이 기업내 AI 관련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매주 기업들에게 AI 교육도 제공합니다. 인공지능 전문가가 적은 현 시점에서 중소기업이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 받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이노베이션파크의 재정적 지원 하에 전문가와 연결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기업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UNIST 인공지능 대학원은 동남권 산업과 인공지능 간 연계책임을 지겠다고 자임했습니다. 그에 맞게 교육도 학생 대상으로 하는 대내적 교육과 기업 대상으로 하는 대외적 교육으로 나눠 진행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인공지능은 낯선 것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대외적 교육에 투자하는 비율이 꽤 큽니다. 대외적 교육은 기업의 성장, 나아가 글로벌 인재 육성 발판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석ㆍ박사생들과 함께 하는 교육 및 연구 80%와 대외적 교육 20%로 나누는 것이 이상적이라 생각합니다.
석ㆍ박사 과정 이수 중 언제든 창업에 뛰어들어도 됩니다. 특히 현 대학총장이 창업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만큼 자유롭게 본인의 진로에 맞게 택하면 됩니다. 다만 중간에 연구를 관두면 교수 입장에서 연구 진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대학원과 학생 간 생각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덧붙여 젊은 교수들도 창업을 고민합니다. 도전적인 창업과 안정적인 연구 및 논문을 두고 고민하며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기도 합니다. 40대의 중년 교수층이 두터울수록 젊은 교원들도 창업에 자신있게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젊고 유능한 교수들 중 가장 최근에 오신 두 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번째 분은 주경돈 교수로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Robotics Institute에서 박사 후 연구원(Post-doc)으로 근무하였습니다. 주 교수는 컴퓨터 비전의 3D 비전과 로봇 비전 분야 전문가입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핵심분야인 자율주행과 AR/VR와 밀접한 3차원 복원 및 인지, 센서 융합 관련 주제를 연구하였습니다. 그 결과들을 컴퓨터 비전과 로봇 분야 최고 학술지 TPAMI와 학회지 CVPR, ICCV, ECCV, ICRA, IROS등에 게재했습니다. 연구 외적으로, 2015년에 미국에서 개최된 DARPA Robotics Challenge Final 2015에 참가해 로봇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대회 우승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한 분은 이남훈 교수입니다. 2020년 말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곧바로 조교수로 부임했습니다. AI의 핵심인 기계 학습과 심층 학습 분야 연구의 실적으로 기계 학습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International Conference on Learning Representations (ICLR) 에 최근 3년간 주저자 논문 총 5편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인공지능 핵심 모델인 인공신경망의 효율성을 높이는 실용적인 연구 뿐만 아니라, 이론 정립까지 심도있는 기계 학습을 연구했습니다.
주 교수와 이 교수는 UNIST 인공지능대학원이 발전하고 경쟁력을 갖추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교수님들께서 동의하시지 않을 수 있지만, 저는 석사 과정을 경험한 후, 연구가 성향에 맞다면 박사를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본적으로 연구가 체질에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책상 연구 중심 대학원이 지원받는 금액은 정해져 있고, 석사/석박 과정으로 나눠 예산을 지원합니다. 석사생 수가 너무 많아지면 연구비가 부족할 수 있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비 등 예산 편성에 학교와 교수의 자율성과 유연성이 좀 더 필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대학원 과정에서 박사 과정만 운영하고 석사와 유사한 커리큘럼을 별도로 만듭니다. 우리나라는 인공지능대학원 설립이 오래되지 않아 앞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국내 기업에 비해 학교가 더 안정적인 경향이 있기에 교원 채용은 기업보다 학교가 유리한 편입니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를 비교했을 때, 해외에서 근무하기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T 업계의 경우 연구 시설 등 인프라가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가 선택 요건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도 좋은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교수진이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떠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의 강도는 높지만, 연구 환경이 탁월하다는 소문이 퍼져 이번에 좋은 교원 7명을 뽑게 되었습니다. 모든 대학원이 교원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수학적 사고력과 컴퓨터 활용 능력은 꼭 필요합니다. 수학을 학문으로 접근하려는 학생은 적으나, 인공지능을 다루기 위해 수학적 통찰력은 필수입니다. 특히 학부 1학년 교육이 중요합니다. ▶선형대수 ▶확률과 통계 ▶행렬 백터 등을 새내기 때 탄탄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초 지식을 충분히 갖춘다면, 대학원 진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 왜 인공지능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지 그 이유를 자신에게 물어보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지 못하면서 목표를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대학원 진학 후, 연구하다가 본인의 결정에 따라 취업 쪽으로 방향을 틀어도 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대학원 입학을 위해 학문 탐구에 대한 강한 열의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