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삼혁 원장은 서울대 전자계산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초빙교수와 홍익대 교수를 거쳐 지난 2015년 UNIST에 부임했다.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 학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UNIST 인공지능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노삼혁 UNIST 인공지능대학원장이 2020 국제컴퓨터학회(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이하, ACM) 석학회원(ACM Fellows)에 선정됐다. ACM은 컴퓨터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로 최다 회원 수를 자랑한다. ACM 석학회원은 학회 전체 회원 중 가장 높은 성취를 보여준 상위 1% 만이 선정된다.
ACM은 현지시간 13일 오전 11시, 95명의 신규 석학회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삼혁 원장은 이날 발표된 신규 석학회원 중 유일한 국내 대학 연구자로 뽑혔다. 국내 대학 소속으로 현재까지 ACM 석학회원에 선정된 인물은 노삼혁 원장을 포함 네 명 뿐이다.
노삼혁 원장은 저장장치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의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노 원장은 플래시메모리와 비휘발성메모리 활용을 위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의 권위자로서, 선구적인 연구로 SSD 등 저장장치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부터 ACM이 발행하는 ‘트랜젝션 온 스토리지(Transactions on Storage)’ 편집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ACM 특훈회원(Distinguished Member)으로 선출된 바 있다. 또한 지난 2020년 2월 유즈닉스(USENIX)가 주관하는 저장기술 분야 세계 최고 학술대회 ‘FAST’의 의장을 맡아 주목받기도 했다.
A. 석학회원 선정은 컴퓨터 업계 최고의 연구자들과 동료들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인정하고 지원해준다는 의미다.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또 감사하다.
ACM 석학회원은 아직 국내기관 소속 연구자로는 선정된 사례가 많지 않고,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더 많이 세계로 진출해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앞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컴퓨터 분야 인재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Q. 주요 연구 분야는?
A. 저장기술 분야 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해왔다. 특히 저장장치 구동을 위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점 연구했다. 대표적으로 플래시메모리와 비휘발성메모리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왔다.
약 20년 전부터 플래시메모리 소프트웨어 개발에 앞장섰고, 이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SSD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최근에는 차세대메모리인 비휘발성메모리 분야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인텔 등의 회사들이 최근 제품화에 성공하며 컴퓨팅 시스템에 접목을 주도하고 있다.
Q. 인공지능대학원을 이끌고 계신데 인공지능과는 어떤 관계가?
A.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즉, 메모리와 컴퓨팅 파워의 성장이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의 인공지능 발전에 있어서도 저장장치 기술은 그 기초로써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연구의 방향도 점차 변화해나갈 것이지만, 큰 틀에서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 연구의 중요성은 지속될 것이다.
Q. 최근 인공지능 등 컴퓨터과학 분야에 대한 변화를 어떻게 보시는지?
A. 최근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등에 관심을 갖고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더욱 더 많은 학생들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우수대학에서는 컴퓨터과학의 인기가 상상 이상이다. 지금 국내 학생들은 오히려 소극적으로 보인다. 적극적으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해 도전에 나서야 한다.
현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몇 년의 유행으로 그치는 성격의 변화가 아니다. 거대한 산업의 전환과 변화가 다가오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관련 분야에서 창출되는 기회와 자리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컴퓨터공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A. 미래를 길게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학생들이 컴퓨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프로그래밍 수업을 들어보니 힘들다,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예 넘지 못할 산인 것도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산을 넘으면 펼쳐질 기회가 너무나도 많다. 어려운 길이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한다면 반드시 성취가 이어질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연구는 정말 매력적인 분야다.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상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IT, 컴퓨터 분야에서 미래를 선도할 주역들이 더 많이 탄생하길 바란다.
한편, 가브리엘 코트시스(Gabriele Kotsis) ACM 회장은 “올해 선정된 석학회원들은 다양한 컴퓨팅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보여줬으며, 우리 주변의 개인 생활과 전체 산업을 변화시키는 기술발전에 중추적 기여를 해왔다”며 “앞으로도 각자의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를 수행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